1. 서론: 시장을 맞추려 하지 말고, 흐름을 해석하라
우리는 종종 시장을 예측하려 한다.
다음 주에는 오를까? 떨어질까?
지금이 바닥일까, 아니면 아직 더 빠질까?
하지만 돌이켜 보면, 시장 예측이란 대부분 맞히는 일이 아니라 맞히고 싶은 일이었다.
맞히면 기분이 좋고, 틀리면 이유를 찾아 합리화한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정작 중요한 흐름을 놓치곤 한다.
그래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맞히는 투자’가 아니라 ‘따르는 투자’를 하자.
시장은 파도 같다.
모든 파도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파도의 방향과 강도, 그리고 주변의 기류를 관찰하면
우리는 그 흐름에 균형 있게 올라탈 수 있다.
나는 이 흐름을 읽기 위해, 나만의 지표 시스템을 만들고
그에 따라 나의 감정과 판단을 조율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블로그는 그 흐름을 바라보는 나의 방식,
그리고 나만의 시스템을 소개하기 위한 기록이다.
2. 왜 나는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었는가
시장은 복잡하다.
뉴스는 매일 바뀌고, 전문가들의 해석도 제각각이다.
어제는 금리 인상이 악재였지만, 오늘은 금리 동결이 또다른 불확실성으로 해석된다.
이런 복잡함 속에서 더 복잡한 것은 내 감정이었다.
올라가면 따라 사고 싶고, 떨어지면 도망치고 싶다.
수익이 나면 더 바랐고, 손실이 나면 지우고 싶었다.
나는 시장보다도 내 감정에 더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
판단을 감정에 맡기지 않기 위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그때부터 나는 차근차근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뉴스가 어떻게 나와도, 시장이 흔들려도
나에게만은 일관된 신호를 주는 구조,
바로 나의 보조 뇌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자동 매매가 아니다.
감정을 눌러주고, 판단의 기준을 잡아주는 도구다.
'지금은 왜 사고 싶은가?' 또는 '지금은 왜 팔고 싶은가?'
그 질문에 객관적인 힌트를 주는 역할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스템 덕분에
나는 지속 가능한 투자자가 될 수 있었다.
3. 내가 사용하는 핵심 지표들
나는 매수와 매도를 기계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감정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
일정한 기준선을 둔다.
그 기준선이 바로 내가 활용하는 지표들이다.
📈 RSI (상대강도지수)
RSI는 모멘텀 지표다.
쉽게 말해 최근 며칠 동안 얼마나 많이 올라왔는지를 숫자로 보여준다.
70을 넘으면 ‘과매수’, 30을 밑돌면 ‘과매도’ 상태로 해석된다.
감정적으로는 "더 갈 것 같다"고 느낄 때, RSI는 "이제 그만"이라고 말해주기도 한다.
📊 Stochastic (스토캐스틱)
스토캐스틱은 RSI와 비슷하지만,
최근 고점과 저점 사이에서 현재 가격이 어디쯤 있는지를 본다.
단기적인 심리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로,
특히 짧은 주기의 되돌림 구간을 잡아내는 데 유용하다.
📉 이격도 (Disparity)
이격도는 현재 가격이 이동평균선(MA)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지표다.
- 현재 가격이 평균보다 너무 위에 있다면 → 과열
- 평균보다 많이 아래에 있다면 → 저평가
즉, 군중이 너무 몰린 쪽의 반대편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단서다.
🔵 볼린저밴드
20일 평균선을 중심으로 상하 2표준편차 범위를 설정한 밴드.
- 가격이 밴드 상단을 뚫으면 과열
- 하단을 이탈하면 과매도
또한, 밴드 폭이 좁아질수록 변동성 확대의 신호가 되기도 한다.
‘고요함 뒤의 폭풍’을 예측하는 데에 쓸 수 있다.
🧠 평균 이격도
이건 내가 만든 지표 중 하나다.
여러 종목의 정규화된 가격을 매일 평균 내고,
개별 종목이 그 평균선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측정한다.
이 간격이 클수록 심리적 과열 or 저평가 상태로 본다.
😱🤩 심리지표 (Fear & Greed Score)
RSI, 변동성, 이격도 등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0~100의 점수로 투자 심리를 수치화한다.
-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
-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탐욕.
시장은 늘 비이성적이다.
이 점수는 그 비이성의 크기를 숫자로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 피보나치 되돌림 (Fibonacci Retracement)
추세가 꺾였을 때 얼마나 되돌릴 가능성이 있는지를 예측하는 도구.
주요 비율은 38.2%, 50%, 61.8% 등이 있다.
- 상승 후 38.2% 조정 → 건강한 되돌림
- 61.8% 이상 조정 → 추세 전환 가능성
기술적 반등 지점이나 지지/저항 구간 예측에 사용한다.
나는 피보나치를 추세 분석의 보조 지표로 활용한다.
이 지표들은 각자 개별적인 의미도 갖지만,
나는 그것들을 서로 연결해서 해석한다.
예를 들어,
- RSI가 높고, 평균 이격도가 +30 이상이며,
- 심리지표가 80 이상이면 → ‘탐욕에 가깝다’고 판단한다.
반대로, - RSI가 낮고, 이격도가 -30 이하인데
- 심리지표도 20 아래라면 → ‘공포 속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결국 나는 이 지표들을 통해
시장이 지금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는지를 읽고자 한다.
이 감정을 읽는 것이
내가 “흐름을 따라가는 투자”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첫걸음이 된다.
4. 나의 투자 철학: 루틴과 반응의 균형
예측은 때로 매혹적이다.
“이번 주엔 반등이 올 거야”, “이제 바닥이야”라는 말은
확신을 주는 듯하지만, 그 확신이 내 계좌를 지켜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예측보다는 반복 가능한 구조,
즉 **루틴(routine)**에 집중하기로 했다.
🧭 정기적 루틴이 주는 힘
나는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금액을, 일정한 방식으로 투자한다.
이 정기적 루틴은
- 시장 뉴스에 휘둘리지 않게 하고
- 감정적인 매수를 줄이며
- 장기적으로 시간을 분산한 매수평균 전략이 된다.
이 루틴은 시장을 예측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실패하지 않는다.
예측은 틀릴 수 있지만, 루틴은 흔들리지 않는다.
⚡ 반응 전략이 필요한 순간
하지만 시장은 언제나 평온하지 않다.
특정 구간, 즉 과매도·과열, 또는 심리적 극단이 드러나는 시점엔
나는 정기적 루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 과매도 구간에서는 매수 강도를 높이고
- 과열 구간에서는 분할 익절하거나 매수를 잠시 멈춘다.
이 반응 전략은 생존과 기회 포착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충족한다.
루틴이 시장과의 거리를 유지해준다면,
반응 전략은 시장과의 간격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 지표는 수단일 뿐, 판단은 나의 몫
지표는 단지 힌트다.
어떤 지표도 완벽하지 않고,
같은 수치도 시장의 맥락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나는 지표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지표를 통해 질문을 던진다:
- “이 지표가 이렇게 나왔을 때, 나는 어떤 시나리오를 생각할 것인가?”
- “지금 이 감정은 시장의 감정인가, 내 감정인가?”
결국 판단은 항상 나의 시나리오와 확신의 정도에 따라 이뤄진다.
지표는 그 판단을 점검해주는 조율 도구일 뿐이다.
5. 시장 사이클에 따른 대응 원칙
시장은 늘 상승과 하락, 탐욕과 공포 사이를 오간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속도도, 강도도 매번 다르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숫자 하나로 매수/매도를 결정하지 않는다.
대신 시장의 사이클을 읽고,
그에 따라 자산의 위치와 역할을 전환한다.
🔄 자산군의 순환 흐름
시장의 흐름에 따라
자산은 공격 → 중립 → 방어 → 대기 자산으로 순환한다:
과매도 구간 | 공포, 패닉 | 🟥 공격 자산 (주식) |
반등/회복 | 기대, 불확실성 완화 | 🟨 중립 자산 (배당주, 인덱스 ETF 등) |
과열/피크 | 탐욕, 확신 | 🟦 방어 자산 (채권, 금) |
불확실 확대 | 경계, 유동성 회수 | 💰 대기 자산 (현금) |
📌 예시: 내가 읽는 흐름의 방식
- 시장이 급락하고
평균 이격도는 -30 이하, RSI는 30 미만,
심리 점수도 극단적 공포 구간(20 근처)에 위치해 있다면?
→ 나는 이 흐름을 **“공포 속 기회”**로 해석한다.
→ 자산 중에서는 주식 같은 공격 자산의 진입을 고려한다. - 반대로, 시장이 8주 이상 상승을 지속하고
평균 이격도는 +20 이상,
RSI가 70 이상이며 심리지표도 80 이상으로 탐욕이 극심하다면?
→ 이 흐름은 **“과열과 낙관의 끝자락”**으로 읽힌다.
→ 이때는 금이나 채권 같은 방어 자산을 늘리거나
일부 현금화를 고려한다.
🧭 지표는 지도, 판단은 운전
나는 지표를 단지 **“시장 기류를 보여주는 지도”**로 활용할 뿐,
실제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늘
나의 판단, 그리고
내가 어떤 구간에 있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다.
시장과 싸우기보다는
흐름을 타고 자산의 위치를 바꾸는 것,
그것이 내가 지향하는 대응의 원칙이다.
6. 지금 이 시장, 나는 이렇게 바라본다 (2025년 5월 현재)
지금 시장은 어디쯤일까?
많은 사람들은 상승이냐 하락이냐, 매수냐 매도냐를 고민하지만
나는 그렇게 묻지 않는다.
내가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지금 이 흐름은 어떤 국면의 일부인가?”
상승이냐 하락이냐, 매수냐 매도냐를 맞추는 건 어려운 국면이라는 말이다.
🌍 시장은 반등했다, 하지만 확신은 없다
2024년의 불확실성과 조정을 지나
2025년 상반기 시장은 분명 반등했다.
하지만 이 반등은
- 완연한 상승장이라기보단,
- 이전 하락에 대한 기술적 되돌림, 혹은
- 확신 없는 반등처럼 보인다.
경제지표는 나쁘지 않다.
금리 인하 기대도 살아 있다.
하지만 유동성의 힘은 예전 같지 않고,
과거의 낙관론은 더 이상 시장을 밀어붙이지 못한다.
오히려, 경기침체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 나는 이 구간을 "순환의 중간"으로 본다
시장은 언제나 확장과 수축, 공포와 탐욕이 교차하며 움직인다.
지금은 그 중간 어딘가,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기 전의 정체구간이다.
- 주가는 오르고 있지만, 속도는 완만하고
- 투자자들의 확신은 엇갈린다
- 자산 간 순환(주식 ↔ 채권 ↔ 금)도 더 자주 나타난다
나는 지금을 **“새로운 추세가 형성되기 전, 에너지를 비축하는 구간”**이라 생각한다.
🧭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
시장이 빠르게 움직이지 않아도 괜찮다.
오히려 지금 같은 구간은
무리하게 예측하기보단, 준비된 자리에 머무는 시기다.
나는
- 매일의 숫자보다 시장 안의 감정과 기류를 읽고,
- 단기 등락보다 자산 간의 전환 흐름을 주목하며,
- 눈앞의 수익보다 장기 구조 속에서 자산이 놓인 위치를 본다.
그리고 이렇게 느릿한 흐름은
우리에게 준비할 시간을 선물한다.
조급하지 않은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기회다.
다음 큰 물결이 올 때,
그 물결에 올라탈 수 있는 사람은
시장을 떠나지 않고, 묵묵히 준비해온 사람일 것이다.
나는 지금,
그 준비의 시간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시간조차도 내 투자 여정의 소중한 일부다.
물론, 나는 이 준비를 서두르지도 않는다.
만약 준비가 덜 된 채 버스가 출발했다면,
그건 내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뜻일 뿐이다.
그럴 땐 조용히 다음 차례를 기다린다.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무리해서 억지로 올라탔을 때다.
기회는 언제나 다시 온다.
그때 나는, 다시 준비되어 있으면 된다.
7. 시스템은 판단을 대신하지 않는다
내가 만든 시스템은 나에게 있어 이성의 보조 장치다.
숫자에 감정을 얹지 않게 도와주고,
시장 앞에서 불안해하지 않도록 질서 있는 루틴을 제공해준다.
- 과거의 패턴을 보여주고
- 현재의 상태를 수치화하며
- 나의 충동을 잠재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보조 뇌일 뿐,
판단을 '대신'하진 않는다.
정책 변화, 금리 전환, 지정학적 리스크 같은 변수는
지표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뉴스 한 줄의 맥락,
연준의 한마디에 담긴 진의,
시장의 반응 속도와 질감은
결국 사람의 해석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늘 기억한다.
투자는 수학이 아니라 해석이다.
그리고 그 해석은,
누가 대신해줄 수 없는 ‘나만의 언어’로 내려야 하는 결정이다.
나는 지금도 시스템을 다듬는다.
하지만 동시에
직관이라는 감각도 꾸준히 훈련하고 있다.
- 시스템은 객관을 주고
- 직관은 맥락을 읽는다
이 두 축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나는 흔들리지 않는 투자자에 가까워진다고 믿는다.
💡 그리고 이제, 우리는 AI와 함께 투자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GPT 같은 도구는
- 정보를 정리해주고
- 나의 사고를 돕고
- 때로는 질문을 던져 사고의 방향을 틀어준다.
하지만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GPT는 내 대신 매수하지도, 결정을 내려주지도 않는다.
AI는 나의 사고를 확장시켜주는 거울일 뿐,
책임은 여전히 나의 몫이다.
시스템도, AI도,
모두 나의 판단을 돕는 도구일 뿐이다.
최종적인 결정은
내 투자 철학과 시나리오 위에서 내려져야 한다.
그 철학이 단단할수록,
어떤 도구든 내 편이 되어줄 것이다.
8. 결론: 시장을 이기려 하지 말고, 스스로를 지켜라
우리는 종종 시장을 ‘이겨야 할 대상’처럼 여긴다.
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시장과 싸우지 않기로 했다.
예측보다는 해석,
승부보다는 생존,
속도보다는 방향.
시장의 모든 움직임에 반응하려 애쓰기보다는
나만의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결국 더 오래 남는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시스템은
내 감정을 정리하고,
판단을 보완하며,
흔들리지 않게 도와주는 생존의 틀이다.
하지만 시스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판단은 여전히 내 몫이며,
그 책임 또한 내가 짊어져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기술과 감각,
지표와 직관,
시스템과 사람 사이의 균형을 추구한다.
그리고 오늘도,
시장이 방향을 정하지 않았기에
나는 조용히 내 자리를 지킨다.
움직이지 않는 것도 때론 하나의 움직임이기에.
“주식시장에서는 인내심 있는 바보가 조급한 천재를 이긴다.”
– 앙드레 코스톨라니
나는 그 문장을 기억하며,
당장의 수익이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는 투자자가 되기를 택한다.
조급하지 않고,
흐름을 기다리며,
다음 기회의 파도를 준비하는 것.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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